100년 만에 귀향한 석조유물 8점
우리옛돌박물관, 日 반출 유물 환수… 장군석-장명등-비석받침 등 공개
우리옛돌박물관 정원에 환수한 장군석이 설치돼 있다(왼쪽). 환수를 앞두고 일본 현지 정원에 놓여 있는 장명등.
1920년대 경매를 거쳐 일본인 손에 넘어갔던 석조유물 8점이 한 세기 만에 타향살이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서울 성북구 우리옛돌박물관은 2일 오후 환수 기념식을 열고 일본인 오자와 데루유키(尾澤輝行) 씨 부부로부터 기증받은 장군석, 장명등(長明燈), 비석받침, 수병(水甁) 등 각 2점씩 8점의 유물을 공개했다.
오자와 씨 외조부인 자산가 요시이에 게이조(佶家敬造)는 1927년 열린 경매에서 유물 소유권을 얻었다. 그는 당시 게이오(慶應)대 근처에 조성한 대규모 정원에 설치했다가, 도쿄 인근의 별장 내 정원으로 유물들을 이전했다. 별장을 물려받은 오자와 씨는 최근 고심 끝에 한국으로의 기증을 결심했다. 그는 “장군석과 장명등은 한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기증한다면 일본이 아닌 한국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오자와 씨의 일본 도쿄 인근 별장에 있던 장명등의 1990년대 모습(왼쪽). 한국 환수를 앞둔 비석받침. 우리옛돌박물관 제공
오자와 씨는 우리옛돌문화재단 측과 2년간 접촉해 유물을 한국으로 보내기로 합의했다. 유물들은 지난달 14일 박물관 정원에 설치했다. 이 박물관은 2001년에도 일본에서 석조유물 약 70점을 되찾아왔다. 장군석은 무덤 앞에 세우는 조각상으로, 조선 중기 능묘를 지키는 장군의 형상을 하고 있다. 장명등은 무덤이나 절 앞에 세우는 등으로 사대부가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2일 기념식에서 오자와 씨 부부에게 감사패를 수여했으며, 박물관과 오자와 씨 사이에서 기증을 중재한 장선경 제이넷컴 부사장에게 공로패를 건넸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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